들어가는 말 얼마 전 언론에서 한국의 쇠고기, 돼지고기 소비자 가격이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고 보도되고 난 후 한동안 우리 쇠고기 가격에 대해서 왜 우리 쇠고기가 이토록 높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지, 이것이 과연 합당한 가격인지에 대해 소비자들로 부터 많은 질문을 받았다. 그러나 그 당시 보도는 일부 국가를 대상으로 식품류 소비자 가격 통계를 수집하여 각기 다른 지표들과 함께 발표하고 있어 정확한 근거자료가 될 수 없고 또한 보도된 ILO 자료는 각국이 서로 다른 가격 기준을 적용하여 작성되었기 때문에 각 국가간 가격 비교가 곤란하며, 우리나라 소비자가격은 모든 부위 중에 최고 가격인 한우고기 등심과 돼지고기 삼겹살 부위의 가격을 기준으로 통계를 냈기 때문에 정확하지 않게 나온 결과였다. 그러나 여기서 명확한 것은 이미 형성된 쇠고기의 높은 가격이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지금의 쇠고기 값이 지속될 경우 소비자의 선택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 즉, 그 가격대에 부응하는 소비자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느냐는 점이 관건이다. 따라서, 본고는 소비자가 원하는 쇠고기는 무엇이고 우리 쇠고기 업계가 살아나가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서술하고자 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사)한국소비생활연구원에서는 소비자가 원하는 축산물에 대한 인식파악을 위해 지속적으로 조사해왔다. 특히, 지난 06년 8월 28일부터 9월 6일까지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이상 남녀소비자 600명을 대상으로 축산식품의 구입태도 및 안전성 등에 관한 내용을 설문조사하였다. 20대 이상 일반 소비자 6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여 부실하게 응답하였거나 일부 응답하지 않은 44사례를 제외한 총 556사례를 최종 분석하였으며, 조사대상자의 특성은 표1에서 보는 바와 같다. |
우선 축산식품 구입시 가장 염두에 두는 것은 무엇인지 질문한 결과, <표1>에서 보는 바와 같이 “안전 및 위생”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7.1%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판매처의 신뢰도 및 인지도” 16.4%, “맛” 14.2% 순으로 조사되었다. 또한 성별에 따른 결과로는, 남성의 경우는 “안전 및 위생”이 39.8%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는 “맛”이 19.9%로 나타났고, 여성의 경우도 “안전 및 위생”이 50.4%로 가장 높았으며, 그 다음으로 “판매처의 신뢰도 및 인지도”가 16.6%로 나타났다. |
특히 지난 해는 언론보도 등을 통해 AI 발생, 대규모 식중독사고 등 식품사고가 잇따라 발생됨에 따라 그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전반적으로 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매우 높아질 수 있는 여건에 있었으며, 그 결과 본 조사에서도 “안전 및 위생”이 상당히 높은 비율(전체:47.1%, 여성:50.4%, 남성:39.8%)을 보여주어 잇따른 식품사고보도의 영향으로 인해 그만큼 소비자들의 식품자체에 대한 안전 의식이 매우 높아졌음을 알 수 있었다. 축산식품 구입시 가장 우려되는 것이 무엇인지 질문한 결과, <표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신선도(유통기한)”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48.2%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식품 안전에 포함되는 항목인 “신선도(유통기한)”,“위생”,“안전”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87.1%로 나타나 식품안전을 위한 연구와 대책방안이 매우 시급하며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또한 축산식품의 안전성에 대한 인식 및 신뢰도를 조사한 결과 우리가 먹는 축산물이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지에 대해 알아본 결과 평균이 중간점 3점보다는 약간 높은 3.12로 나타나 축산식품에 대해 어느 정도 신뢰는 하지만 한편으로는 식품사고발생에 대한 조심성은 자리하고 있는, 전적으로 믿지 않는 수준으로 해석된다. 국산축산물이 수입축산물이 보다 안전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알아본 결과 평균 3.75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는데, 이는 현재 소비자들이 축산식품 구입에 있어서 가장 염두하고 우려하는 것이 안전과 위생에 선택기준을 두고 있음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
육류나 유제품 구입시 동물에 사용하는 항생제에 대한 두려움을 가져본 적이 있는지에 대해 알아본 결과 평균 3.40으로 소비자들은 축산물의 항생제 사용에 대한 불안감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음으로 나타나 그만큼 식품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시중에 판매되는 축산식품에 대해 항생제 잔류검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알아본 결과 평균 4.34로 매우 높게 나타나 우리 소비자들의 정보 요구도 또한 매우 높다는 것으로 의미한다. 안전성을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 쇠고기의 높은 가격으로 인해 수익성이 보장된다고 좋아 할 문제는 아니다. 만약의 경우 광우병, 탄저, 항생제 대장균 등 위생 안전성 문제가 발생한다면 이로 인하여 우리 소비자가 우리 쇠고기의 소비를 외면하고 이는 궁극적으로 축산업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다. 더 이상 소비자가 요구하는 목소리를 흘려들어서는 안된다. 조금이라도 소홀하거나, 아무런 생각 없이 다룬다면 우리 축산업은 일순간에 붕괴의 위기를 맞게 된다는 점을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쇠고기에 대한 위생 안전성 문제의 강조가 축산업을 영위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혹자의 생각, 즉, 위생 안전을 위한 비용부담에 의문을 가지는 생각은 우리 축산업을 외국쇠고기에 의존하겠다는 위험한 결과에 직결되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도 쇠고기의 안전성이 중요하다. 세계 각국의 축산물 위생 안전성 문제는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다. 말 하건데, 위생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쇠고기는 신뢰할 수 없고 소비를 기피한다는 것이다. 세계 각국은 위생 안전성 확보를 위해서 또한 수출산업으로의 육성을 위해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는 것이 현실인 것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축산물 안전관리를 어떻게 하여 왔는가? 쇠고기를 비롯한 축산물 위생 안전성에 대한 수준은 상당히 개선된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쇠고기를 비롯한 축산물의 위생관리에 대한 정부와 업계, 한우농가들의 노력이 컸다고 생각한다. 1998년 축산물 가공품 관리업무가 보건복지부에서 농림부로 이관된 이후 도축장, 축산물 가공장에 대한 HACCP 제도를 시행하였고, 도축장에 대해서는 2003년부터 HACCP를 의무적으로 시행하게 되었다. 사실, 예전의 도축장위생관리 수준과 비교한다면 엄청난 발전을 하였고 세계적인 수준의 관리가 되고 있다는 셈이다. 도축장의 HACCP 의무적용 도축장(소, 돼지, 닭) 162개소 중 06년 2월 현재 135개소가 운용 중에 있다. 축산물 가공장에 대한 HACCP운용은 자율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현재 HACCP를 운용중인 축산물 가공장은 307개소로 운용 가공장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학교급식, 군납, 대형유통업소, 정부기관 등의 구내식당에서는 HACCP적용 가공장에서 생산된 축산물을 우선사용하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HACCP운용 가공장은 빠른 속도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이 그동안 쇠고기를 비롯한 축산물에 대한 위생 안전관리는 추진되어 왔으나, 그러한 사실을 소비자가 인지하고 신뢰를 형성하려면 더욱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앞으로의 쇠고기 안전관리는 무엇이 필요한가? 쇠고기의 위생 안전성 확보는 가축사육단계부터 최종 소비단계까지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위해요소를 원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사육단계의 위생관리강화, 도축 ․ 가공과정에서의 위해요소 제거, 유통(운반, 보관)단계에서의 재 오염 방지, 판매 ․ 소비단계의 위생·안전성 확보로 나누어 추진하고 있다. 그 중 현재 소비자의 원천적인 불안감이 존재하는 것은 사육단계의 위생관리이다. 먼저 현재의 사육단계의 위생관리를 알아보면 사료생산 및 유통과정상의 위생관리, 축종별 HACCP적용으로 나누어 추진되고 있다. 사료에 대한 위생관리는 사료공장에 대한 HACCP적용을 0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그리고 축종별 HACCP적용은 돼지, 젖소, 비육우, 산란계, 육계 순으로 적용할 계획으로 사육단계의 HACCP적용은 물리적 위해요인(주사침 등), 화학적 위해요인(항생제, 중금속, 농약 등), 생물학적 위해요인(대장균 O157 : H7, salmonella 등)을 제거하는 기법을 개발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사육단계 HACCP는 적정가축사육에 필요한 시설 등 인프라와 사양 및 위생관리기법인 선행요건프로그램(GAP)을 기본으로 하고 HACCP를 운용하는 것이다. 그 추진계획을 살펴보면, 06년에는 돼지농장의 사육단계 HACCP을 시범적으로 시행하게 하였고, 올해에는 젖소와 비육우 농장에 대한 HACCP를 시행하고, 2008년도에는 산란계와 육계에 대해 HACCP를 도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위생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은 항생제 등 항균물질의 안전사용에 관한 것이다. 소의 사육에 있어 항생제는 전혀 사용하지 않을 수는 없다. 사람의 질병을 치료하거나, 예방하기 위하여도 약을 사용한다. 또 세균의 2차 감염을 방지하기 위하여 항생제를 주사하거나 복용한다. 마찬가지로 농사를 지을 때는 병충해를 방지하기 위하여 농약을 사용한다. 가축도 사육과정에서 질병이 발생하면 약으로 치료하며, 질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동물용의약품을 사용하기도 한다. 이때 사용한 농약, 동물용의약품 또는 환경과 물 등의 오염물질이 농작물이나 가축의 체내에 흡수되어 고기, 우유, 계란, 어패류 등에 잔류하게 된다. 사료첨가용 항생제의 경우 가축별로 첨가사용할 수 있는 시기를 정해두고 있다. 특히 출하전의 후기사료에는 첨가할 수 없게 되어있다. 이 시기를 잘 지키면 식품 중에 항생제가 잔류하지 않는다. 즉, 그 항생제를 안전하게 사용한다면 커다란 무리는 없다는 것이다. 즉 항생제별로 정해진 휴약기간을 준수하고, 항생제가 들어 있지 않는 후기사료의 급여(도축장 출하전 약 20일)시에는 잔류허용기준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축질병의 특성에 맞는 항생제의 적절한 사용으로 오·남용을 막아야 한다. 이 부분은 정부의 일방적인 규제나 제재로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이 결코 아니며 우리 생산농가의 태도와 가치관에 전적으로 놓여 있다. 먼저 생산자가 소비자의 뿌리 깊은 불신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만이 우리 쇠고기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나아가 고가격을 감내하고 우리 쇠고기를 선택하는 소비자를 늘일 수 있는 방안이다. 맺음말 이는 쇠고기의 품질에 대한 많은 관심과 축산식품에 대한 현재의 안전성에 대한 불신, 정부의 안전검사 및 제도적 장치에 대한 불안을 강하게 갖는 소비자가 늘어날수록 식품의 안전 정책마련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요구가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요구에 쇠고기 생산농가는 더욱 적극적 의지와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임해야 할 것이다. 축산농가, 도축, 가공, 보관, 운반, 판매, 집유, 사료업의 영업자 및 종사자는 영업자 준수사항, 자체위생관리기준, HACCP 운용, 항생제 사용 안전 수칙 등의 엄격한 준수를 통하여 안전한 우리 쇠고기를 생산 공급하여야만 소비자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고 이러한 신뢰관계의 형성이야 말로 우리나라 축산농가가 살아갈 수 있는 방안이라는 것을 명심하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오히려 더욱 큰 요구와 관심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즉, 남성과 젊은 계층의 무관심에 대한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가족의 식품구매 및 식품안전에 대해서 일차적인 책임을 갖는 주부나 여성들은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대응을 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지고 있지만, 남성의 경우 대중매체에서 일시적으로 제공되는 정보 외의 특별한 관심이나 식품안전을 위한 노력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적다는 점은 앞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이는 전통적으로 가족의 먹거리에 대한 구매와 마련, 식사준비 등은 모두 여성의 몫, 특히 주부의 몫으로 여겨지고 있고, 상대적으로 젊은 층이나 남성들은 이에 대해 간접적으로 관련해서 먼 것처럼 여겨지는 가치관과 인식에서 비롯되는 결과가 아닌가 생각된다. 따라서 정부나 생산농가는 더욱 적극적으로 남성이나 젊은 세대를 대상으로 우리 쇠고기에 대한 올바른 정보 제공 및 안전성에 대한 홍보 프로그램 등을 마련하여 실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 쇠고기의 안전성은 곧 우리 먹거리 안전으로 이어지며 이는 나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 더 나아가 사회구성원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이므로 이에 대한 무관심은 안전하고 건강한 우리 먹거리 문화 형성에 저해요소로 작용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결국 우리 쇠고기를 비롯한 축산물의 외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 쇠고기에 대해 무관심한 소비자들이 섭취하는 많은 부분이 실제로 쇠고기를 비롯한 축산물의 일부임으로 우리 쇠고기를 비롯한 축산물 및 축산가공식품의 안전성에 더욱 적극적인 관심을 갖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한우핵군육종연구회 세미나 발표 자료 발췌) |